장애인단체 "예산 없는 장애인 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사기행각"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회원들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위한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지난 5년간 광화문 지하차도에서 싸웠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국민명령 1호로 선언한 것이 장애등급제 폐지다"라고 장애등급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했고 모든 사람이 이를 알고 있다"라며 "정부는 폐지한다고 말만하고 예산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사기이며 우롱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 증액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활동지원서비스 증액 내용을 살펴보면 엉터리임을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6906억 원이었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은 9684억 원으로 늘어나 2778억 원이 증액됐으며 이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증액 예산분 5000억 원 중 50%를 차지하는 것.

문제는 이 증액분이 활동지원서비스 확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예산 증액 분을 살펴보면, 2019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활동지원서비스 임금 단가 인상분과 장애인 활동지원 이용자 대상 확대 분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5년 기준 7만1000명이던 장애인활동지원 이용대상자를 2019년에는 7만8000명으로 늘려, 7000명 분의 예산을 확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의회 측은 "이미 2016년 12월 기준 장애인활동지원 이용자가 7만9000명을 넘어서고 있어 7만8000명 분의 예산으로는 2019년 장애인활동지원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라며 "당연히 중증장애인들이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기에는 한참 모자란 액수"라고 호소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이외에도 지역사회에서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 또한 장애계가 요구한 64억 원에 비해 22억 모자란 42억 원으로 올라갔다.


뇌병변장애인 지원 명목으로 예산 16억 원을 요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협의회 설명이다.


협의회는 "제대로 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서는 장애계가 주장하는 대로 3조5470억 원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총예산으로 책정돼야 한다"며 "정부안인 2조7326억 원보다 8144억 이 더 증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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